'정부기관 만든 게 맞나요?' 인종차별로 논란 만드는 미국 질병관리본부SNS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지난 몇 개월 동안 뉴스에서 많이 보던 기관이 있습니다. 바로 질병관리본부입니다. 질본은 보건복지부 소속 기관으로 감염병 대응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죠. 미국에도 비슷한 기관이 있습니다. 바로 질병통제예방센터(이하 CDC, 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입니다. 

CDC에서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코로나19 예방법 등 여러 가지 건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있는데요. 몇몇 게시물이 인종차별적인 요소가 있다며 비판받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게시물일까요?

먼저 CDC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인 '신흥감염병저널(EID)'의 표지 디자인이 올라왔습니다. 자수로 만들어진 듯한 이 그림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소지하고 있는 작품인데요. 18세기 청나라 군대의 계급을 나타내는 배지로 사용되었던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CDC의 설명에 따르면 이 그림 속의 표범은 '권력'을 상징하고 박쥐는 '행운'을 상징한다고 하는데요. 이 동물들은 또한 인간에게 호흡기 질환을 전파하는 존재라고도 합니다. 이후 계급이나 지위는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염되는 바이러스의 보호막이 될 수 없다고 설명하며, EID 저널에서 에세이 전문을 읽어보라고 말하고 있네요.

이 게시물은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를 설명하는데 중국 전통 이미지를 끌어왔기 때문입니다. 중국 전통 문양을 코로나바이러스와 연관 시키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이유입니다. 네티즌들은 '이게 정부 기관 SNS라고?' '이건 정말 인종 차별이네. 18세기 청나라까지 들먹거릴 일인가?'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결국 CDC에서는 이 게시물을 삭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또 하나의 게시물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배달 음식을 주문하거나 식당에서 음식을 포장해 나갈 때 권장하는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CDC에서는 주문이나 결제는 온라인이나 전화로 하고, 배달원과 마주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메시지와 함께 올려놓은 사진이 문제가 됐는데요. 바로 중국 음식과 젓가락 사진이었던 것이죠. 이 또한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네티즌들, 특히 중국의 네티즌들은 이 게시물이 정부 기관에서 작성된 것이라는 사실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인데요. 직접적으로 폭력이나 욕설을 하는 인종차별뿐만이 아니라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부정적인 인식과 중국 문화를 은근히 연결하는 것 또한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표현하며 중국을 비난한 바 있는데요. 이런 표현이 인종 차별을 부추긴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중국 바이러스'라는 표현은 매우 정확한 것이라며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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