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목적이 아니다?' 중국이 유명 여행지 짝퉁 건축물을 만드는 진짜 이유는?

전 세계에는 에펠탑 모조품이 서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호텔 앞에 실물 크기의 반 정도 크기인 에펠탑이 있으며 이 밖에도 일본, 러시아, 멕시코, 독일, 파키스탄, 중국, 체코, 루마니아, 영국 등에서 에펠탑을 볼 수 있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전 세계적으로 상징성이 뛰어난 조형물 모조품이 서있는데요. 아마 모조품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중국에는 에펠탑뿐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의 건축물의 모조품이 있습니다. 모스크바, 워싱턴 DC, 시드니, 이집트에서 가져온 것 같은 건축물 뿐만이 아니라 도시 하나를 통째로 빌려온 것 같은 수준의 '복제 도시'도 존재합니다. 이런 곳들은 왜 만들어진 것일까요? 이 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책이 출판되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영국인 작가 존 달링턴(John Darlington)이 집필한 '가짜 유산(Fake Heritage)'입니다.

존 달링턴에 따르면 이런 가짜 건축물들은 현재 대부분 '관광용' 혹은 '오락용'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꼭 이 장소들이 관광지나 도시 장식의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다른 중국의 도시 지역과 마찬가지로 상하이는 지난 몇 십 년간 매우 빠르게 성장했는데요. 이에 당국에서는 여러 개의 위성 도시를 만들어 이 성장을 나누고자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2001년에 공개된 '하나의 도시, 아홉 개의 마을' 전략이었습니다. 당국에서는 이 전략을 통해 상하이의 밀집도와 혼잡도를 해결하고자 한 것이었죠. 이에 당국에서는 9개의 마을을 성공적으로 만들어야만 했고, 이 9개의 도시에 아이덴티티를 부여하기로 한 것이었죠. 그리고 상하이의 중산층을 이곳으로 자연스럽게 이주시키려는 계획이었습니다.

이에 세계 여러 나라를 모델로 타운을 만들었습니다. 영국을 테마로 만든 쑹장(영국)을 필두로 안팅(독일), 부전(북아메리카, 유럽), 펑청(스페인), 펑징(북아메리카), 가오치아오(네덜란드), 푸장(이탈리아) 뤄단(스칸디나비아), 주자자오(중국 수향마을)를 만들었죠.

예를 들어 상하이의 남서쪽에 있는 쑹장에는 런던의 템스강을 본뜬 템즈 타운이 있는데요. 이곳은 바스와 옥스퍼드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곳은 2003년에서 2007년에 만들어졌는데요. 영국 특유의 교회, 광장, 자갈로 덮인 길, 그리고 빅토리아 스타일의 빌딩, 심지어는 피시앤칩스 식당과 펍까지 갖춰놓았습니다. 지명도 영국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켄싱턴 가든' '옥스퍼드 스트리트' '첼시 스트리트' 등이었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빨간색 공중전화 박스, 검은색과 흰색으로 되어 있는 신호등 등의 디테일도 빼놓지 않았죠. 

존 달링턴은 이렇게 도시를 꾸민 것은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였죠. 그리고 혼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과 사회적 공간이 충분한 곳에서 유럽인들처럼 살고 싶은 욕망을 사람들에게 주입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마을이 처음부터 자리를 잡았던 것은 아닙니다. 이곳은 사실 웨딩 사진을 찍고 싶은 커플이나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했지 사람들이 그리 많이 사는 동네는 아니었던 것이죠. 인프라에 비해 가격이 비쌌고, 교통 문제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곳으로 이주해오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완전한 성공은 아니지만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이 성공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데요. '현지화'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파리의 카페처럼 생긴 곳이지만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빵을 팔고, 유럽에서 잘 볼 수 있는 개방형 발코니를 만들어 두었지만 사람들은 대나무를 추가로 설치하죠. 항저우에 있는 베네치아 물의 도시에는 성마르코 광장이 있는데요. 이곳은 농구 코트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의 두칼레 궁전은 지역 노동자들을 위해 개방되었죠.

한편 앞으로는 이런 모방 도시, 혹은 모방 건축물을 보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6월 중국에서는 국제적 비난을 의식해 외국 건물의 모방 표절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도시 정신을 구현하고 시대적 양식을 보여주는 한편 중국적 특성을 부각시키기 위함'이라고 하는데요. 앞으로 중국에서 '중국의 시대정신'을 보여줄만한 건축물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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