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서 찍은 에펠탑 야경 사진을 SNS에 함부로 올리면 안 되는 이유는?

파리에 여행을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에펠탑 앞에서 찍은 사진이 한 장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낮에 에펠탑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합법, 밤에 에펠탑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다소 의아한 사실인데요. 에펠탑의 낮 모습과 야경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기에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바로 저작권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만든 예술, 음악, 문학 등에 저작권이 존재하듯이 에펠탑에도 저작권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보통 저작권의 인정 기간은 창작자의 사후 70년입니다.

그렇다면 '도시 풍경'도 저작권이 있는 걸까요? 사실 EU의 다른 나라에서는 '풍경'에 저작권이 없습니다. 인간이 만든 건축물이나 조형물을 포함한 도시의 풍경에는 저작권이 없기에 풍경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을 수 있고, 이를 엽서로 만들어서 판매할 수도 있죠.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이런 '경관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에 이에 건물이 담긴 풍경 사진을 상업용으로 이용하면 저작권 침해가 되는 것이죠. 따라서 건물이 담긴 풍경을 찍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거나 SNS에 올려 상업적으로 사용하면 원칙적으로 불법이며, 저작권을 가진 건축가가 마음만 먹으면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에 에펠탑을 만든 건축가 귀스타브 에펠은 1923년에 사망하여 에펠탑의 저작권은 1993년에 만료되었으며, 1985년 에펠탑의 운영사인 SETE에서 설치한 에펠탑의 '조명쇼'는 저작권이 만료되지 않은 것입니다. 물론 이 사진을 개인 SNS에 올리는 것까지 문제 삼을 것 같지는 않지만 이미지를 이용해 돈을 벌거나 회사 홈페이지 등에 올린다면 충분히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습니다.

바티칸에 위치한 시스티나 성당 내에서 사진을 못 찍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바티칸에서는 성당 내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유명 천장화인 '천지창조'를 복원할 당시 닛폰TV에서 300만 달러를 지원 받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복원된 모든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닛폰TV가 가지게 되었죠. 관광객들은 이 유명한 벽화를 찍을 수 없었으며, 이후 일본에서는 성당 내부의 이미지를 사용한 책을 발간하여 큰 돈을 벌었습니다. 비록 니폰TV의 저작권은 1997년에 만료되었지만 아직까지 이 전통이 이어져오고 있으며 이는 성당의 '엽서 판매량'을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저작권의 이유 이외에도 여러 이유로 사진을 찍으면 안 되는 곳이 있습니다. 먼저 방어시설, 군용기, 해군 기지, 군 장병 등 보안시설을 촬영하는 것은 전 세계에서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죠. 특히 이스라엘, 파키스탄, 러시아, 인도, 그리고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나라는 안보에 민감해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구공항, 청주공항, 포항공항, 사천공항 등이 군 공항 겸용 기지이므로 사진 촬영이 절대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램프 버스를 타고 비행기까지 가면 비행기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요.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이죠.

혹은 종교적, 문화적 이유로 사진이 찍는 것이 금지된 곳도 있습니다. 보통은 유럽에 있는 많은 성당에서 사진 촬영이 금지되며, 힌두교나 불교의 사원에서도 사진 찍는 것이 금지된 곳이 많이 있죠. 지금은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된 호주의 유명한 자연 경관인 울룰루 바위의 사진을 보면 같은 구도로 찍은 것이 많이 있는데요. 이는 문화적 이유 때문입니다. 이 장소의 약 절반은 이곳에 거주하는 원주민들을 존중하기 위해 사진 촬영이 금지되었었죠. 이 바위의 표면에는 여러 개의 성지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전 세계 관광지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곳이 많이 있는데요. 여행 가기 전 사진 촬영과 관련된 사실을 조금만 조사해보고 간다면 더욱 책임감 있는 여행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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