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즈>를 아시나요? 이 영화는 20세기 산업혁명으로 인해 '부속품'이 되어버린 노동자들을 풍자하는 영화인데요. 1936년에 만들어진 영화로 85년이 지난 지금까지 많은 회자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 속에서 찰리 채플린은 산업화 시대의 노동자로 등장합니다.
그는 '생산성'의 도구가 되어버렸는데요. 화장실에 가면 공장의 사장이 화장실 화면에 나타나 당장 일하러 가라며 재촉하기도 하고, 식사 시간을 줄이기 위해 사람들을 묶어놓고 기계가 밥을 떠먹여 주는 등 영화 전반적으로 생산성을 위해 인간성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85년 전의 풍자 영화이지만 세상은 그리 바뀌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모던 타임즈>를 연상케하는 한 회사의 방침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해당 회사는 중국 광둥성의 둥관에 있는 안푸전자입니다. 안푸전자에서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직원이 8시간의 근무시간 중 화장실을 딱 한 번만 갈 것을 사칙으로 정한 것이었죠. 그리고 만약 2번 이상 화장실에 갈 때부터는 20위안, 우리 돈으로 약 3,400원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 회사에서는 화장실에 갈 때마다 상사에게 이를 보고해야 한다고 하네요.
실제로 지난 12월 안푸 전자의 직원 7명이 해당 사유로 인해 벌금을 부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은 SNS를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이후 둥관시 공안에서는 이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고 화장실을 두 번 간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돈을 돌려주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회사 측에서는 억울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둥관전자의 매니저 까오씨는 '일부 직원들이 종종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근무 시간 동안 게으름을 피우는 경향이 있어 회사가 이 정책을 도입했다'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경영진들은 이런 근로자들과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서 '회사 차원에서는 사실상 속수무책이며 사실 근로자들이 일을 게을리 하고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뉴스를 접한 많은 네티즌들의 의견도 엇갈렸습니다. 어떤 네티즌들은 '회사가 오죽했으면 저런 정책을 내놓았겠느냐'라며 '직원들 중 화장실을 너무 오래,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고, 생산성은 분명히 떨어진다'라는 의견을 보인 반면 또 다른 네티즌들은 '회사가 직원을 착취한다'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가는 세상이냐?' '너무 많은 제약과 착취는 오히려 직원의 에너지와 집중력을 빼앗는다' '벌금 말고 보상을 줘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의 고용주들이 근로자들에게 화장실에 관련된 조치를 취하다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약 10년 전 신장의 우루무치에 있는 슈퍼마켓 근로자들은 8분 안에 화장실에 다녀와야 한다는 규칙이 있었는데요. 8분이 초과하면 1분당 20위안의 벌금을 물었습니다. 고용주들은 근로자들이 휴대폰을 가지고 화장실에 가서 SNS를 검색하거나 게임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2018년 IT기업 넷이즈는 화장실에서 휴대폰 연결을 차단해버렸는데요. 이에 2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3억 4천만 원 정도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근로자들은 미리 다운받은 1인용 게임을 하거나 TV 드라마를 미리 다운 받으며 회사의 이런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기도 했죠.
한편 중국 기업의 노동자에 대한 규제는 화장실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희한한 방법으로 규제를 실시하다 적발한 곳이 많이 있는데요. 상하이의 한 컨설팅 업체에서는 무료 점심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 점심 식사를 버리다가 세 번 이상 적발되면 해고할 것이라는 규정을 내걸었다 적발되었습니다. 이 회사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이런 규정을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상하이의 반무 가구에서는 12개월의 육아 휴직 동안 매일 최소 4,800자 이상의 한자를 직접 써서 영업사원으로서의 경험을 후배 직원들과 함께 나눠야 한다는 규칙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자를 틀리게 쓰면 50위안(8,500원), 문장을 반복하면 100위안(17,000원), 그리고 마감 기한까지 내지 않으면 500위안(85,000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