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패션계의 화두 중 하나는 ‘콜라보(협업)’가 아닐까 싶습니다. 콘셉트가 다른 두 개의 브랜드가 만나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고, 보통 협업 제품은 한정판으로 나오기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죠. 그러나 얼마 전 한 디자이너와 협업을 진행한 유명 SPA 브랜드는 협업으로 인해 도리어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과연 어떤 사연일까요?
글로벌 SPA 브랜드 H&M을 아시나요? H&M은 매년 하이엔드 브랜드, 혹은 패션 아이콘들과 협업을 해왔는데요. 2021년에는 디자이너 시몬 로샤와의 협업을 알리며 많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시몬 로샤는 2010년에 데뷔한 아일랜드 출신의 디자이너인데요. 영국 왕실 일원들이 시몬 로샤의 옷을 입으며 유명해지게 되었습니다. 시몬 로샤 디자인의 특징을 한 단어로 말하자면 ‘소녀’입니다. 꽃 장식, 진주 등 여성스럽고 걸리시한 디자인으로 많은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H&M 그리고 시몬 로샤의 컬렉션은 지난 1월 14일 대중들에게 공개되었습니다. 시몬 로샤는 홍보 영상을 통해 ‘모든 나이, 모든 사이즈, 모든 국적’의 사람들이 입을 수 있는 컬렉션을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홍보 비디오에는 영국 영화 베우 데이지 에드가 존스가 출연했는데요. 그는 영상을 통해 ‘시몬 로샤는 놀랍도록 포용적인 사람이에요. 그녀가 만든 옷은 나이, 체형, 스타일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어울릴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소녀 같은 스타일이나 보다 중성적인 스타일도 포용하는 거죠. 이번 컬렉은 누구나 입을 수 있는 다양한 라인을 선보이는데 정말 멋져요’라고 말했습니다. 즉 이들은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반응은 그리 탐탁지 않았습니다. 바로 컬렉션의 사이즈 때문이었습니다. 유럽에서 이번 컬렉션은 XS 사이즈에서 L사이즈까지, 미국에서는 XL 사이즈까지 발매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다양성’과 ‘포용’을 강조하면서 왜 플러스 사이즈 여성들이 입을 수 있는 사이즈가 다양하게 없냐는 것이었습니다. 유명인들도 이 주장에 동참했습니다. 영국 배우 시오반 맥스위니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여성들 중 절반을 포함하는 사이즈를 내놓지 않고 다양성과 포용을 주장하고 있다’고 시몬 로샤를 맹비난했죠.
잘못된 마케팅 포인트로 인해 오히려 이미지를 실추한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편 이 컬렉션은 오는 3월 11일 전 세계 일부 H&M 매장, 그리고 온라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