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차이나' 외면하던 중국인들의 태도가 180도 바뀐 이유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사실 그리 긍정적인 이미지는 아닐 것 같습니다. 어디에서 베낀 디자인, 조악한 품질에도 불구하고 값싼 가격으로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이미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중국인들의 입장에서는 '메이드 인 차이나'가 자국의 상품인데요. 그럼에도 중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제품, 위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음식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었고 이는 중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트렸죠. 그러나 이제 이런 이미지는 옛말이 되고 있는데요. 중국 내에서 중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올라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런 일은 왜 생겼으며, 이런 트렌드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점점 올라가는 중국 브랜드의 신뢰도>

얼마 전 유명한 방송인이자 독립 패션 잡지 아이룩(iLook)의 발행인인 훙황은 자신의 SNS에 한 영상을 올렸습니다. 영상 속에서 훙황은 '중국 패션 잡지들이 해야 할 일은 중국의 패션 사업, 중국의 국내 브랜드, 그리고 중국 디자이너들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발언은 H&M, 나이키, 아디다스 등 해외 브랜드에서 강제 노역 의혹이 있는 신장산 목화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중국 네티즌들의 반발에 휩싸인 직후 나왔습니다. 

훙황은 중국 패션계에서 큰 영향력을 지닌 인물인데요.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훙황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패션 관계자들은 중국 내 브랜드 지원을 요구하고 있으며 SNS에서도 국가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상상세가 점점 가시회 되고 있습니다.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중국 소비자들은 서구 브랜드가 중국 브랜드로 대체될 수 있다고 빋고 있습니다. 조사 응답자의 75%가 '중국산 제품이 외국 브랜드 제품을 전부 혹은 일부 대체할 수 있는데 동의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네요. 

 

<궈차오 열풍>

최근 몇 년 간 중국 패션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만 상승한 것이 아니라 중국의 전통 패션 요소가 패션계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트렌드는 '궈차오'라고 불리고 있죠. 궈차오는 중국을 뜻하는 '궈'와 트렌드를 뜻하는 '차오'의 합성어로 일종의 애국주의 소비 트렌드입니다. 그리고 궈차오는 영어로 '차이나 시크(China Chic)'라고 불리는데요. 중국 브랜드가 흥행하거나 디자인에 중국적인 요소를 더하는 것을 뜻합니다. 중국 관영매체의 최대 생방송 행사인 2021년 춘제 갈라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중국 의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패션쇼가 열리기도 했는데요. 이는 궈차오 열풍에 힘입은 것이었습니다.

궈차오 열풍을 이끄는 사람들은 중국의 유명 연예인들입니다. 중국의 배우 겸 가수 샤오잔은 중국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라이닝의 새로운 브랜드 홍보대사로 등극해 SNS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왕이보는 중국 브랜드 안타스포츠의 모델로 나섰는데요. 이에 대한 웨이보 해시태그는 2021년 4월 말을 기준으로 10억 건이 넘는 조회수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왕이보가 등장하는 홍보 포스터에는 중국 국기, CHINA 등의 문구가 프린트되어 있어 전형적인 궈차오 패션을 보여주고 있네요.

 

<궈차오는 해외 브랜드를 넘어설 수 있을까?>

사실 중국에서는 중국산 브랜드보다 서구 브랜드가 더 높은 품질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었는데요. 궈차오 열풍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라 주목할만합니다. 티몰이 최근 제작한 단편 다큐멘터리에서도 이런 인식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중국 최고의 인플루언서(왕홍)인 리자치가 출연하고 있는데요. '중국 브랜드는 왜 중국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가?' '중국 소비자들은 왜 중국 제품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선입견과 편견이 있는가?'라고 직접적으로 질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해 '중국 제품에 대한 사소한 문제가 전체 중국 제품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라고 답변하고 있네요. 그리고 이제 이런 인식은 변화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Z세대는 이미 변하고 있다!>

'애국주의 소비'라고 하면 사실 고리타분한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궈차오 열풍이 독특한 점은 나이가 많은 소비자들보다 1995년 혹은 2000년 이후에 태어난 젊은 소비자들에게 더욱 유행이라는 것입니다. 이들은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에게 더욱 크게 영향을 받으며 SNS의 트렌드에 더욱 민감합니다. 이에 궈차오 열풍에도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죠. 이들에게 국내 브랜드는 더욱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들은 자국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 그리고 국가 정체성과 중국 문화에 더욱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밉보이고 있는 해외 럭셔리 브랜드>

국가적 자부심 이외에도 궈차오 열풍이 부는 이유가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해외 브랜드에서 중국인들의 심기를 자극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2018년 이탈리아 패션 하우스인 돌체앤가바나(D&G)에서는 논란의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영상 속 아시아계 모델은 서툰 젓가락질로 피자와 파스타를 먹었고, 이를 본 중국인들은 돌체앤가바나에서 동양 문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으며, 영상으로 인해 동양인들을 희화화하고 있다고 주장했죠. 이후 중국 연예인들은 돌체앤가바나쇼에 불참 의사를 밝혔으며 중국 소비자들은 돌체앤가바나의 불매운동을 진행했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베르사체, 코치, 캘빈클라인, 지방시 등의 많은 해외 브랜드는 공식 웹사이트나 티셔츠에 홍콩, 마카오, 대만을 별도의 국가, 또는 지역으로 표기했는데요. 이에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중국 연예인들은 해당 브랜드와의 협업을 종료했죠. 이에 대해 중국의 관영 매체와 네티즌들은 '중국을 비방하는 외국 기업은 환영받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보냈으며 중국 내 서구 브랜드 입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국 내 해외 패션 브랜드, 과연 어떻게 될까?>

중국 신장 면화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이콧 당한 나이키, 새롭게 떠오르는 스포츠 브랜드 라이닝. 과연 중국 내 패션 브랜드의 위상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많은 중국 소비자들은 정치와 애국심 그리고 특정 브랜드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350만 팔로워가 있는 패션 인플루언서 '스니커즈바'는 자신의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그는 많은 소비자들이 '이성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합리적 애국심'의 형태로 중국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은 괜찮지만 단순히 외국 브랜드를 착용하거나 외국 브랜드의 상점에서 일한다고 해서 다른 브랜드를 공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또한 중국 브랜드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신뢰하고 숭배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중국의 패션 브랜드가 더 커지기 위해서는 중국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가 건전하게 경쟁해야 하며, 특히 외국 브랜드를 모방하는 중국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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