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도용!' 자라(ZARA) 저격한 멕시코 정부, 그 이유는?

'문화적 도용' 혹은 '문화적 전유'라는 개념을 아시나요? 이는 어느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의 전통문화를 자신의 것인 양 무단으로, 특히 그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사용하는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문화적 도용에 대해서는 사실 많은 논란이 있는데요. 문화적 도용에 대해 비판하는 측은 해당 전통문화의 유서 깊은 의미가 지배권 사람들에 의해 패션이나 놀잇감으로 전락하거나 상업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혹은 이런 비판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문화적 배척을 야기한다는 주장이 있죠.

얼마 전 패션계에서는 또 한 번 문화적 도용에 관한 논란이 이며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문제를 제기한 쪽은 멕시코 정부였습니다. 멕시코 정부에서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인 자라(ZARA), 앤트로폴로지(Anthropologie), 팻아울(Patowl)이 멕시코 전통부족의 고유한 문양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이들에게 해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멕시코 문화부에서는 이 세 브랜드에 알레한드로 프라우스토 장관 명의의 서한을 보냈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요?

먼저 자라입니다. 멕시코 정부에서는 자라에서 출시한 블루 컬러의 자수 미디 원피스를 문제 삼았습니다. 이 드레스는 멕시코 산후안콜로라도 지방에 있는 믹스테카 부족이 만드는 '우이필 원피스'의 디자인을 도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지방의 원주민 장인들은 '우이필 원피스'를 만드는데 한 달 정도가 걸리지만 이들은 디자인을 베껴와 찍어내고 있죠. 현재 이 제품은 자라의 웹사이트에서 사라진 상태입니다 

다음은 앤트로폴로지입니다. 앤트로폴로지에서 문제가 된 것은 자수가 놓여있는 반바지였습니다. 그리고 이 반바지는 명백한 문화 도용이라고 비난했죠. 앤트로폴로지의 반바지에 놓여있는 이 자수는 산타 마리아 트라후이톨테펙 지역의 미스 원주민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 이 반바지는 아직까지 앤트로폴로지의 웹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팻아울의 상의입니다. 이 상의에는 화려한 꽃무늬가 자수로 놓여있는데요. 이는 산안토니오 카스티요 벨라스코 지방의 자포테카 원주민의 자수 기법과 동일하다는 주장입니다. 이 기법은 아즈메 시 푸에데스(hazme si puedes)라고 불리는 것이며 자수 디자인 또한 이 지방의 팬지 모티브에서 차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멕시코 문화부의 이런 주장에 대해 과연 이 글로블 브랜드는 어떤 대응을 내놓았을까요? 자라의 모회사 인디텍스에서는 '멕시코와 멕시코의 원주민들을 존중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 디자인은 멕시코 믹스테카 부족의 디자인에서 의도적으로 가져온 것이 아니다'라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앤트로폴로지의 팻아울의 모회사 URBN에서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멕시코 문화부에서는 공식 성명을 통해 멕시코 원주민 공동체의 '집단재산'이 글로블 브랜드에 의해 '사유화'되었다고 밝혔는데요. 이 브랜드에서는 멕시코의 장인들과 직접 협력할 수 있는 '윤리적인 틀'이 있어야 한다고도 밝혔습니다.

한편 멕시코에서 문화 도용에 대해 지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11월 멕시코 문화부에서는 프랑스 디자이너 이자벨 마랑이 퓨레페차 원주민 문양을 도용한 것에 대해 지적했고, 이자벨 마랑은 이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2019년에는 미국의 여성복 브랜드 캐롤리나 헤레라가 멕시코의 패턴을 허락없이, 존중없이 사용한 것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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