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권에는 대단한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우리나라의 여권 파워는 2위라고 하는데요. 여권만 있다면 189개국을 비자 없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죠. 그리고 우리나라 여권만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여권이 있습니다. 이 여권은 전 세계에서 500명 정도만 가지고 있어 매우 희귀하다고 하는데요. 과연 이 여권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이 여권의 정체는 바로 국제법상 주권 국가로 인정받는 국가인 '몰타기사단'입니다. 몰타기사단은 로마의 한 건물을 영토로 하는 국가인데요. 누군가는 몰타기사단을 영토 없는 나라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엄연히 국가의 3요소인 국민, 영토, 주권을 갖춘 국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비록 영토는 한 건물에 국한되어 있지만 헌법이 제정되어 있고, 고유의 화폐를 쓰고 있으며 세계 106개국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몰타기사단은 교황으로부터 정식으로 인정받은 '교단'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11세기 팔레스타인 성지순례객들을 지키는 것을 임무로 시작해, 십자군 전쟁 때는 무슬림과 맞서 싸웠으며, 지중해 몰타섬에 정착하며 영토 확장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1789년 나폴레옹에게 정복당한 이후 봉사활동을 하는 종교조직이 되었으며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죠.
몰타기사단은 전 세계에 500명밖에 없는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현재 120여 개국에 1만 3천여 명의 회원과 10만 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몰타기시단이 있는데요. 2015년 설립된 '오더 오브 몰타 코리아(Order of Malta Korea)'입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잘 알려져 있는 대한상공회의소의 박용만 전 회장이 이 단체의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사람들에게 500개의 여권을 주는 것일까요? 몰타기사단 정부의 고위직 인사들과 몰타기사단의 특별한 임무를 맡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의 배우자와 미성년자 아이들에게 이 여권을 지급합니다. 여권의 유효기간은 4년밖에 되지 않으며 그마저도 몰타기사단의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에만 유효하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