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물건에 '나만의 것'이라는 증표를 새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애플에서 제공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각인 서비스'입니다. 각인 서비스는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때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요. 애플 제품을 선물하거나 자신만의 특별한 메시지를 더해 더욱 특별한 구매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각인 서비스는 전 세계적으로 실시되고 있는데요. 얼마 전 각인 서비스가 논란이 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중국, 홍콩, 대만입니다. 과연 어떤 이곳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왜 논란이 되었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토론토 대학 소속의 인권기술연구단체인 시티즌랩 연구진은 얼마 전 애플의 각인 서비스가 지나친 '검열'을 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현지 홈페이지에 수천 개의 문구를 입력해보았는데요. 중국에서는 1,045개의 키워드가, 홍콩에서는 542개의 키워드가, 그래고 대만에서는 397개의 키워드가 차단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물론 미국이나 캐나다 등 다른 국가에서도 금지되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그러나 타 국가들에서는 170개에서 200개 정도의 키워드를 금지시고 있으며 이 대부분은 인종차별과 성차별적 단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 홍콩, 대만에서는 어떤 단어가 검열되는 걸까요? 바로 중국 지도부와 중국 정치체제에 대한 언급, 반체제 인사와 독립뉴스 기관의 이름, 종교, 민주주의, 인권과 관련된 일반 용어 등 정치적 내용을 검열하는 것이었죠. 예를 들어 중국에서는 1989년 6월 4일 천안문 광장에서 일어난 시위를 지칭하는 '8964'라는 문구는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지칭하는 단어인 '最高領導人' 등도 대만에서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2014년 홍콩에서 일어난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과 민주화 운동을 언급하는 문구들도 검열에 직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제는 홍콩과 대만에서 이런 검열이 법적인 정당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중국 본토의 검열 기준이 일부 홍콩과 대만에서 적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논란에 대해 애플 또한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애플은 자사의 각인 서비스에 대한 검열이 '문화적 민감성과 지역 법을 고려한다'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애플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국가에서 지역과 현지 법, 그리고 관습을 존중하고 준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지침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어떤 단어가 금지되는지에 대해 밝히기도 했는데요. 상표나 지적재산권 침해의 우려가 있거나, 저속하거나, 폭력을 선동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지역의 법에 따라 불법으로 간주될 수 있는 요청은 허용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애플은 '지역적으로' 각인 서비스 요청을 처리하고 있으며 금지된 단어와 문구에 대한 '글로벌 리스트'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런 리스트는 다양한 출처의 정보에 의해 정해지며 이 과정에서 제 3자나 정부 기관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