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1일 미국 뉴욕에서는 한 명의 신데렐라가 탄생했습니다. 바로 19세 소녀 엠마 라두카두입니다. 엠마 라두카두는 세계 4대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인 US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는데요. 우승을 차지하기 전 라두카두는 세계 랭킹 150위에 불과했고, 올해 프로 선수로 등록한 새내기였지만 우승 후 세계 순위는 24위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엠마 라두카두가 우승컵을 들어 올린 지 48시간도 채 되지 않아 그녀는 9월 13일 멧 갈라(Met Gala)에 참석했습니다. 멧 갈라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개최되는 자선파티인데요. 초청받은 사람들만이 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고, 당대 가장 핫한 스타들만이 참여하는 곳으로도 유명하죠. 그녀는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샤넬의 의상을 세트로 맞춰 입고, 진주 웨이스트 체인을 감았으며, 티파니 앤 코의 귀걸이를 착용하고 연예인 못지않은 애티튜드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라두카누는 샤넬의 크루즈 컬렉션에 참석했으며 이미 티파니 앤 코, 나이키와 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많은 명품 브랜드들과의 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런던의 인재관리 기관 인터탤런트 그룹의 조너선 샬릿 회장은 '라두카누는 2022년 한 해에만 1억 달러(1175억 원) 이상을 벌 것이며,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들이 라두카누와의 스폰서 계약 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또한 향후 5~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우승 행진을 이어간다면 여성 스포츠 스타 가운데 최초로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여 마이클 조던과 같은 수준에 올라설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과연 많은 브랜드에서는 US 오픈에서 우승을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라두카누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현재 럭셔리 브랜드에서 엠마 라두카두를 모셔가기 위해 혈안이 된 것은 이유가 있다는 분석인데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라두카누가 '중국계' 영국인라는 것입니다. 라두카누의 어머니는 중국에서 태어난 중국인이며, 이에 라두카누는 유창한 중국어 실력을 지니고 있는데요. 이에 중국 시장을 잡고 싶어 하는 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라두카누를 '적임자'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런 배경은 좀 더 다양한 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현재 중국인들도 라두카누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이미 중국 내에서 라두카누는 '둥베이걸'이라는 별명이 생겼는데요. 둥베이는 중국 랴오닝, 지린, 헤이룽장의 3성으로 이루어지는 지방이며, 라두카누가 중국어로 말할 때 이 지방 출신처럼 말한다는 이유로 이런 별명이 붙은 것이죠. 라두카누는 중국어로 된 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는데요. 이 영상은 6억 회 이상 조회되며 중국인들에게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 또한 라두카누에게 매우 호의적입니다. 이 또한 명품 브랜드에게는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는 요인이죠. 현재 중국 내에서는 '연예인 살생부'라 불리는 블랙리스트가 돌고 있는데요. 이는 중국 당국이 연예계에 대한 정화 작업을 강화하는 가운데 '정치적으로 올바른 견해를 가진 연예인'만 방송에 출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에 명품 브랜드에서는 섣불리 연예인과 손을 잡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현재 중국 당국에서는 온라인 게임에 대해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스포츠 활동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이 또한 라두카누의 상품성을 올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