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의 문화가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노인 공경이 중요한 미덕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닌데요. 중국 또한 같은 유교 문화권에 있기에 많은 지혜를 가지고 있는 노인들을 공경해왔으며 절기를 통해 이를 기리고 있기까지 합니다. 바로 '중양절'입니다.
중양절은 매년 음력 9월 9일인데요. 중국에서 숫자 9는 '오래되다, 오래가다'라는 단어와 발음이 같습니다. 이에 9가 두 번 들어있는 9월 9일은 노인을 공경한다는 의미로 전 사회적으로 노인을 공경하고 도와주는 날인 '노인의 날'이 된 것이죠.
중국에서는 중양절을 맞아 다양한 '실버 콘텐츠'를 선보였습니다. 숏 비디오 플랫폼인 더우인에서는 중국 노인들이 디지털 사회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여주는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영상 속 노인들은 성인이 된 자녀들과 멀리 떨어져 살며 무심코 집에서 넘어지거나, 스마트폰 사용이 미숙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겉보기에는 그리 심각하지 않은 사소한 불편이 노인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죠.
비리비리 또한 비슷한 접근 방식을 취했습니다. 비리비리 또한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영상을 위해서 88세의 배우 요우번창을 섭외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영상 속에서 5분 동안 독백을 이어갔죠. 그는 스마트폰으로 병원을 예약하는 방법을 몰라 병원에서 길게 줄을 서는 노인들, 글씨가 작아 쇼핑 앱에서 식료품을 구매하기 어려운 노인들, 온라인에서 의류를 구매한 뒤 사이즈가 맞지 않아 반품을 하고 싶지만 어려움을 겪는 노인 들 등 여러 가지 경우에 대해 말했습니다. 그러나 노인들에게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라'면서 요즘 앱은 '디지털 기술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해준다'라고 해당 플랫폼을 광고하기도 했죠.
다른 브랜드들은 제품을 더 직접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에서는 X70 시리즈의 최신 고품질 카메라를 부각시켰습니다. 광고에서는 장기를 추거나, 춤을 추는 등 노년층이 좋아하는 여가 활동에 대한 영상을 공개했고, 가족들과 함께 X70으로 사진을 찍는 사진으로 광고를 마무리했죠.
이탈리아 브랜드 막스마라는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7인 70포토그래피 프로젝트'를 시행했는데요. 중양절을 맞아서는 83세의 여성 사진작가 홍난리를 초청해 막스마라 코트를 입은 중국 여자 축구팀과 촬영을 하기도 했습니다. 홍씨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한 행복하다'라고 한 인터뷰를 통해 밝혔고, 이 사진은 중국의 SNS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노인의 힘' 그리고 '여성의 힘'을 보여준 좋은 프로젝트였다는 것이죠. 중국의 의류 브랜드 JNBY는 자사 브랜드의 옷을 입고 있는 노년층의 모습을 광고로 만들기도 했는데요. 이는 '패션에는 나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광고였습니다.
중국에서 점점 많아지고 있는 '실버 콘텐츠' 그리고 '실버 경제'. 과연 이 실버 경제가 점점 더 주목받고 있는 것에는 이유가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다'입니다. 중국의 최근 인구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인구는 약 2억 6,400만 명인데요. 이는 전체 인구의 18.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숫자는 2025년까지 3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실버 경제'는 올해 말까지 8,8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035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고령층 소비자들은 가처분 소득이 더 높고, 쇼핑할 시간이 더 많기에 이 수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더우인, 타오바오, 콰이쇼우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노년층의 사용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실버 경제의 청신호에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 당국에서는 위챗, 타오바오, 더우인, 텐센트맵스 등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 42개를 대상으로 '고령층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라고 지시했는데요. 이를 통해 노령층이 더욱 디지털 문화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0년 말 기준으로 60세 이상의 네티즌은 1억 2,300만 명 이상이며 이는 전체 인터넷 사용자의 12.3%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는 2019년에 비해 2,600만 명이 증가한 수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