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예쁘기만 한 기둥이 아니다!' 기둥이 전하는 진짜 메세지는 무엇일까?

폴란드 서부에 위치한 도시 포즈난(포젠)의 한 건물에는 건물과 전혀 조화롭지 않은 기둥이 여섯 개 설치된 곳이 있습니다. 단색, 그리고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는 계단처럼 생긴 건축물의 지상에 컬러풀하고 비정형적인 기둥이 여섯 개 설치된 것인데요. 언뜻 보면 설치 예술인 것 같기도 한 이 기둥에는 사실 많은 정보가 들어가 있는데요. 이 기둥은 왜 세운 것이며, 이 기둥에 들어가 있는 정보는 과연 무엇일까요?

 

 

이 기둥은 디자이너 알리샤 비알라(Alicja Biala)와 건축가 이보 보르코비치(Borkowicz)가 함께 만든 것입니다. 이들은 기후 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생각했고, 이를 시민들에게 시각적으로 알릴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빨간색, 초록색, 핑크색, 주황색, 노란색 등 눈에 띄는 색상으로 칠해진 이 기둥에는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일까요?

 

먼저 이 기둥은 공중에 떠다니는 직경 10㎛ 이하의 미세먼지들을 일컫는 PM10에 노출되고 있는 인구의 비율을 나타낸 것입니다. 먼저 제일 위의 빨간색은 폴란드, 분홍색은 벨기에, 초록색은 이탈리아, 미세하게 보이는 주황색은 스웨덴, 그리고 마지막 노란색은 스페인을 나타냅니다. 폴란드 부분이 가장 크며 이는 폴란드 인구 중 76%가 PM10에 노출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반면 스웨덴은 전체 인구의 1%만이 PM10에 노출되고 있네요.

이 기둥에는 노란색에 빨간색 줄무늬가 압도적으로 큽니다. 이 기둥은 1 kcal의 음식을 만들 때 사용되는 물의 양을 시각화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노란색 부분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바로 소고기를 만들 때 필요한 물의 양입니다. 아래의 청록색은 감자, 아래의 파란색은 과일, 그리고 가장 아래는 야채 1kcal를 만들 때 필요한 물의 양입니다.

이 기둥은 인류 역사상 만들어진 플라스틱이 현재 어떤 상태에 있는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가장 많은 플라스틱이 버려지고,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1/10도 채 안 되는 양이 재활용됩니다. 그리고 소각된 플라스틱은 재활용되는 플라스틱의 약 세 배 정도이며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은 전체 플라스틱의 1/4도 되지 않는 양이네요.

이 기둥은 두 가지 색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윗부분은 지구상에서 1년에 없어지는 숲의 면적이며 그리고 아래는 폴란드의 면적입니다. 1년에 거의 폴란드의 면적에 맞먹는 숲이 사라진다는 의미이죠.

 

이 기둥은 해양 생태계의 위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 정상적으로 건강한 어업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과도하게 물고기를 잡아 해양 생태계의 파괴가 우려된다고 합니다.

마지막 이 기둥도 두 가지 색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위의 초록색 부분은 현재 야생 동물의 숫자이며, 아래에는 지난 50년간 멸종된 야생동물의 숫자입니다. 그만큼 많은 야생 동물들이 기후 변화로 인해 멸종되고 있으며 그것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고, 잘 어울리지 않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에, 회색빛의 건물에 알록달록한 기둥을 만들어 전시해둠으로써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자 한 것 같습니다. 디자이너와 건축가의 노력으로 사람들이 환경 문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이 프로젝트는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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