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먹고 나면 꼭 다음 순서가 있는데요. 승무원들이 식후에 커피를 마실지 차를 마실지 물어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취향에 따라 커피나 차를 선택해서 간단한 티타임을 가지곤 하죠. 그러나 앞으로는 커피나 차를 마실 때도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뉴욕 헌터 대학의 뉴욕 음식 정책센터(Hunter College NYC Food Policy Center)와 웹사이트 다이어트디텍티브닷컴(DietDetective.com)에서 공동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 연구의 제목은 2019 항공사 수질 연구(2019 Alirline Water Study)인데요. 기내 식수의 품질을 검사하고 이를 수치로 남기는 것입니다.
이 연구는 미국 내 10개의 메이저 항공사와 12개의 지역 항공사를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점수는 0점에서 5점 사이로 매겨졌습니다. 즉 깨끗한 물은 5점, 더러운 물은 0점이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 연구에서 3점 정도면 항공사가 비교적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하네요.
이 연구의 결과는 매우 놀라운데요. 3점이 넘는 항공사가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10개의 메이저 항공사들 중 3개, 12개의 지역 항공사들 중 1개의 항공사가 3점 이상이었는데요. 총 22개의 항공사 중 4개, 즉 20%의 항공사만 3점을 넘겼습니다.
그렇다면 이 점수는 어떻게 정해지는 것일까요? 여러 가지 자료를 참고했는데요. △ 2012년에서 2019년까지 비행기 식수 규정(ADWR)을 어긴 횟수 △ 항공기 한 대당 비행기 식수 규정 위반 수 △ 2012년에서 2019년까지 수질 샘플 검사에서 대장균 검출 횟수 △ 2012년에서 2019년까지 수질 샘플 검사에서 대장균군 검출 횟수 등이 그것입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특이하게 이 항공사가 물 검사에 협조적이었는지 여부도 밝혔는데요. 델타항공, 하와이안 에어라인 등 소수의 항공사를 제외하면 이 검사에 비협조적이었다고 하네요. 그만큼 자신감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네요.
이 물은 어디에 사용되는 것일까요? 바로 기내 화장실에서 손을 씻거나, 커피를 내리고, 차를 마실 때 사용된다고 하는데요. 우리 입으로 들어가는 물의 상태가 썩 좋지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보고서는 승객들에게 몇 가지 사항을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먼저, 물병에 밀봉되어있는 물을 제외하고는 어떤 물도 마시지 말라고 합니다. 또한 기내에서 커피나 차를 마시는 것도 한 번 더 생각해보라고 하네요. 한 가지 의외의 조언이 있었는데요. 바로 화장실에서 손을 씻지 말라는 것입니다. 대신 손소독제를 사용하라고 하네요.
여행객들에게는 매우 씁쓸한 연구 결과가 아닐까 싶네요. 이제는 비행기에서 커피나 차를 마시기 전 한 번 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앞으로 이런 연구가 많아져서 항공사들도 기내 수질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철저히 관리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 아래는 미국 내 주요 항공사들의 수질 품질 순위입니다.
1위 : 알래스카 항공 3.3
1위 : 앨리전트 항공 3.3
3위 : 하와이안 항공 3.1
4위 : 프론티어 항공 2.6
5위 : 사우스웨스트 항공 2.4
6위 : 델타 항공 1.6
7위 : 아메리칸 항공 1.5
8위 : 유나이티드 항공 1.2
9위 : 제트블루 1
9위 : 스피릿 항공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