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이미지 검색 기능, 한 여가수 때문에 만들어졌다고?

세계 최고의 검색 사이트, 구글(Google)입니다. '구글을 이용해 검색하다'라는 뜻의 단어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구글이 현대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지대하죠. 구글이 생긴지는 사실 그리 오래되진 않았는데요. 1998년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n)이 시작해 작년에는 창립 20주년을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구글도 처음부터 이런 형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파란색 링크밖에 뜨지 않았습니다. 즉, 이미지 검색, 동영상 검색, 뉴스 검색 등의 기능이 없었던 것이죠.

그러나 구글 개발자들은 구글 검색 페이지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한 사건을 맞닥뜨리게 되는데요. 이 유명한 사건으로 인해 구글의 '이미지 검색' 기능이 생겨났다고 하네요. 이 사건은 무엇일까요?

이 사건은 바로 2000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일어났는데요. 한 여가수가 레드 카펫에 파격적인 드레스를 입고 올라온 것입니다. 지금 보면 그렇게 파격적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드레스인데요. 19년 전만 해도 가슴이 훤히 드러나며 배꼽까지 노출되는 디자인은 잘 없었습니다.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양팔과 다리가 다 보이는 시스루 소재로 이루어져 있어 엄청난 카메라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녀의 당당한 애티튜드 또한 한몫했는데요. 이전에 이 옷을 입었던 셀럽들이 있었지만 유독 제니퍼 로페즈가 입은 것이 가장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다음 날 인터넷과 타블로이드 신문은 난리가 났습니다. 그래미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사람보다 더 주목받았다고 하니 그 화제성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 같은 상황에서야 '제니퍼 로페즈 그래미 드레스'라고 치면 구글 이미지가 자동으로 뜨지만 그때는 이미지 검색 기능이 없고 파란 링크만 나왔기에 사람들은 일일이 그 링크에 들어가서 사진이 있나 없나 확인을 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구글 서치 팀에서는 사람들이 제니퍼 로페즈의 드레스를 찾는데 불편함을 겪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내 '구글 이미지'를 만들게 되었죠. 하나의 드레스로 인해 새로운 기술이 탄생한 셈입니다.

얼마 전 구글과 이 드레스를 만든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함께 손을 잡고 이 전설의 드레스를 재연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바로 밀라노 패션위크의 베르사체 쇼에 전설의 드레스를 입은 제니퍼 로페즈가 등장한 것이죠. 구글에서는 자사의 틸트브러쉬를 사용해 패션쇼장을 꾸며줬습니다. 19년 전 전설의 드레스 패턴을 패션쇼장의 벽에 나타낸 것이죠.

* 틸트 브러쉬 (Tilt Brush) : 구글이 내놓은 가상현실 디자인 소프트웨어

또한 여러 명의 모델들이 런웨이를 걷고 마지막으로 제니퍼 로페즈가 등장하기 전 구글의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가 등장했습니다. 도나텔라 베르사체가 '오케이 구글'이라고 구글 어시스턴트를 불러냈고, '베르사체 정글 드레스의 이미지를 보여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구글 어시스턴트는 제니퍼 로페즈의 사진 여러 장을 보여줬죠. 그러자 이 디자이너는 ' 그러면 이제 진짜 정글 드레스를 보여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구글 어시스턴트는 '물론이죠. 진짜 드레스 여기 있어요'라고 말하며 제니퍼 로페즈가 등장했습니다. 베르사체, 그리고 구글에게 매우 의미 있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네요.

모두의 바람대로 제니퍼 로페즈는 당당한 워킹으로 런웨이를 누볐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19년의 세월이 비껴간 듯 19년 전과 그대로인 모습을 보여 사람들을 놀라게 했죠. 오히려 더 탄탄한 바디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아무도 한 벌의 드레스가 기술의 발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제니퍼 로페즈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네요. 19년이 지난 지금 이미지 검색은 없어서는 안 될 기능이 되었습니다. 셀럽들의 스타일이나 패션 사진을 찾아볼 때뿐만이 아니라 집안의 인테리어를 볼 때, 음식을 만들고 플레이팅을 할 때, 각종 숙제를 할 때 등 의외로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지 검색 기능이 사용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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