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식약처에서는 보건용 마스크 사용을 권고하며 이제는 마스크가 외출 필수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로 인해 마스크의 수요는 급증했고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며 가격이 껑충 뛰었습니다. 정부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2월 5일부터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매점매석하는 사람에게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까지 부과할 수 있는 '보건용 마스크 및 손소독제 매점매석 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를 시행하기도 했죠. 중국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약 80원에 팔리던 마스크가 현재는 10배 오른 850원에 팔리기도 하고 이마저도 없어서 구하지 못하는 지경이죠.
그러나 수요와 가격이 폭등한 것은 마스크 뿐만이 아닙니다. '위생'과 직결되지 않은 품목도 가격이 올라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바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기'입니다. 갑자기 게임기의 가격은 왜 오른 것일까요?
우한을 포함한 중국의 후베이성 도시들뿐만이 아니라 중국 전역의 도시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인데요. 무증상자도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사례가 확인되며 자신의 건강뿐만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건강을 위해서도 외출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가 격리 중인데요. 집 안에서 무료한 생활을 조금이나마 즐겁게 만들기 위해 게임기를 구매하는 것이죠.
가격이 오른 게임기는 바로 '닌텐도 링피트 어드벤처'입니다. 이 게임은 닌텐도의 피트니스 게임으로 어드벤처 장르와 결합된 것이 특징이며, 흔히 볼 수 있는 필라테스 링과 허벅지에 묶는 밴드로 43종의 운동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제품입니다.
예를 들면 게임에서 등장하는 적을 공격하려면 운동 동작을 수행해야 하는데 스쿼트로 몬스터를 잡는 식입니다. 동작의 정확도에 따라 높은 데미지를 줄 수 있으며 적들의 유형에 맞는 운동을 하면 더욱 효과적이어서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사실 이 게임은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발매되진 않고 있는데요. 평소에 이 게임기를 수입해서 파는 곳은 559 위안, 우리 돈으로 약 9만 5천 원에 판매했는데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병한 이후 이 게임기는 1200 위안, 우리 돈으로 약 20만 4천 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하네요. 또한 SNS에는 닌텐도 링피트 어드벤처를 즐기는 사람들의 인증샷도 늘어나고 있죠.
2012년 출시된 게임 전염병 주식회사(Plague Inc.) 또한 차트를 역주행하며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최근 이 게임 PC버전의 멀티플레이 서버가 이용자 폭증으로 다운되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전염병 주식회사는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인류가 만들어내는 치료제나 항생제 등을 막아내면서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질병을 퍼뜨려 모든 인간을 멸종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요. 이런 게임 주제를 두고 일각에서는 비극적인 상황을 지나치게 흥미 위주로 소비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지만 개발사인 엔데믹 크리에이션 측에서는 이 게임이 '전염병에 대한 경각심을 주고자 했다'라고 밝히기도 했죠.
사람들은 저마다의 생존 방식을 강구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바이러스가 바꾼 사회 모습이 신기하기도, 씁쓸하기도, 흥미롭기도 한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