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써도 알 수 있다?' 중국의 안면 인식 기술을 서둘러 개발한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중국인들, 특히 중화권 연예인들에게 마스크 착용은 사실상 금기시되었습니다. 왜 이들은 마스크 착용을 꺼렸던 것일까요? 바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홍콩의 시위대를 지지하는 것이라는 의미가 부여되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홍콩의 반 정부 시위대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CCTV를 적극 활용했는데요. 이들은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안면 인식 기술을 통해 몇 초 만에 시위 참가자의 신원을 확인해 경찰에 통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마스크 없이 시위에 나섰다가는 즉시 체포될 수 있는 것이죠.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는 중국인들, 그리고 세계인들의 외출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중국의 안면 인식을 통한 '감시 기술'은 약화될 수밖에 없었죠.

그러나 앞으로는 마스크를 착용해도 안면 인식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두고 있는 IT 회사 '한왕테크놀로지'에서 관련 기능을 개발했기 때문입니다. '한본(Hanvon)'이라고도 불리는 이 회사는 얼마 전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의 신원을 파악하는 동시에 체온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거의 10년 동안 이 안면 인식 기술에 대해 연구했다고 하는데요. 약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 600만 명, 그리고 더 적은 숫자의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 얼굴을 활용해 이 기술을 개발했다고 하네요. 이들은 2020년 1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할 때쯤 시스템을 가동했으며 2월 본격적으로 시장에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한본에서는 총 두 가지의 제품을 출시했는데요. 하나는 빌딩이나 어떤 특정 장소의 입구에 설치할 수 있는 카메라로 특정 장소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체온 측정과 신원 확인을 한 명씩 할 수 있는 제품이며, 또 다른 하나는 CCTV처럼 여러 명을 대상으로 작동하는 카메라입니다. 두 번째 제품은 '몇 초' 만에 마스크를 착용한 약 30명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마스크를 착용한 경우 95%의 인식 성공률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99.5%의 인식 성공률을 보인다고 하네요.

이 기술을 가장 반기는 곳은 과연 어디일까요? 당연히 중국 공안입니다. 공안에서는 보유하고 있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범죄 용의자, 테러리스트, 그리고 기타 감시가 필요한 사람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러나 이 기술의 한계 또한 존재합니다. 바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동시에 착용하면 인식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입니다. 

한본은 이미 200여 개의 회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20개의 성에서도 이 기술을 활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 회사에 따르면 중국뿐만이 아니라 외국에서도 이 기술을 사용한다면 세계를 이롭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사실 중국의 안면 인식 기술을 통한 사회 통제는 예전부터 많은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이런 기술이 올바로 사용되지 않는다면 보안, 사생활 침해, 감시 사회 등 반인권적인 문제가 대두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은 마련되었습니다. 이제는 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가 관건인 것 같은데요. 제대로 된 규제 방안과 법안으로 필요한 곳에 적절히 사용되어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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